15년차 직장인의 자아성찰
처음 직장 생활 시작하고 이제 15년, 현 직장에서는 이제 10년차인데 처음으로 한 달간 장기 휴가를 사용해본다.
이직하면서도 중간에 쉬어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길게 쉬어본 적은 처음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 힘든 프로젝트를 하고 나니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굉장히 피곤하고 힘들었다.
결국 번아웃이 오고 직장을 그만두고 잠시 쉬어야겠다고 결심했는데, 한 달의 휴가를 얻게됐다.
일을 좋아하기도 하고 일이 많기도 해서 쉬지 않고 부지런히 일을 하며 살아왔는데, 그것이 점점 지나쳐 일상에 노트북을 항상 들고 다니며 중간에 일을 하기도 하고, 일 하느라 개인 시간, 가족과의 시간이 줄어들기까지하고...
일 하려면 어쩔 수 없지...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지...
어쩔 수 없지라는 핑계가 늘면서 몸과 마음은 더 지쳐갔고, 일하는 것이 즐겁지 않고 일이 쳐내야할 대상으로만 느껴졌다.
그러던 중 올해부터 52시간 일을 하라고 하며 야근비와 택시비가 사라졌다. 하지만 일은 더 늘어났다.
야근을 하고 새벽까지 주말까지 일을 할 수 밖에 없도록 일을 배정하고, 심지어 주말이나 밤에 일은 못하니 납품 연장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통하지 않았다. 밤이든 주말이든 일해서 납품을 하라고 하면서 일은 52시 이상 하지 말라고하고...
현타가 왔다. 회사는 나와 함께 발전하는 것이 아니구나...
돈은 주기 싫고 내 열정과 체력을 이용해서 프로젝트 납품만 하면 되는구나...
내가 그만두면 다른 사람 쓰면 되니까...
회사에 건의도, 항의도, 하소연도 해보지만 달라지는 건 없다. 내가 그만두면 다른 사람 쓰면 되니까...
나는 이 회사의 소모품에 불과하구나...
몇 주 전 종종 가던 강릉의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과 나눴던 대화가 떠오른다.
요즘 어떠냐는 질문에 친구가 회사가 힘들어서 고민이라고 답했다
'회사는 안 힘들어. 네가 힘들지. 회사는 잘 돼'라는 사장님의 말이 가슴에 확 박혔다.
그래...회사는 안 힘들지...내가 힘들지...
직장 15년차, 현 직장 10년차 직장인이 되어 올해 생각과 고민이 많다. 나에게 직장이 어떤 의미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휴식을 위한 한 달의 휴가...
휴식과 힐링을 위한 시간이지만 치열하게 생각하고 정리할 시간이기도 하다.
오늘부터 한 달...
내 길을 찾는 시간...